2025년 2월 7일자로 커피챗 앱 서비스를 종료하게 되었다고 한다.
커피챗 서비스 종료 안내
안녕하세요, 커피챗 팀입니다. 2025년 2월 7일자로 커피챗 앱 서비스를 종료하게 되어, 커피챗을 사랑해주신 이용자분들께 마지막 인사를 드립니다. 2021년 커피챗은 베타서비스 출시 후 1:1 음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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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챗 앱 서비스는 커피 한잔의 시간과 돈을 화폐단위로 삼아 상응하는 정보와 교환할 수 있게 하는 플랫폼이었다. 만원 약간 넘는 금액 두 가지가 20분과 30분 각각 설정되어 커피챗을 신청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작년 12월 기준으로 8만원 쯤 설정된 고가의 서비스도 있었는데 포트폴리오나 이력서/SOP 첨삭과 같은 경우였다. 어쩐지 '시간이 돈'인 사람들에게 커피값 정도는 마땅히 지불해야 할 것 같던 나의 기분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주었다.
나는 약 3년 반동안 (2021년 6월 - 2024년 12월) 커피챗 서비스를 이용한 유저였다. 시작은 내가 정보를 제공하는 파트너였지만 도중에 내가 정보를 구하는 입장이 되어 몇몇 파트너들께 커피챗 신청을 하기도 했었다.


내가 생각하는 커피챗 서비스의 가치를 돌이켜본다. 우리가 블로그 등 오픈된 인터넷 공간을 통해 질문을 무료로 하고 답을 구할 수 있는 시대에 살면서도 유료 서비스를 찾는 심리는 무엇이었을까 몇 가지 생각을 적는다.
내가 꼽는 첫번째는 익명성이 보장된 서비스 특성이다. 서로가 이야기하는 내용들은 사실 상당한 수준의 개인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데 가령 (내가 주력하던 영국 유학 경험과 관련해서는) 신청자분의 출신 학교와 성적, 현재 재직중인 상태, 본인이 고민하거나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지점들이 노출되어야만 다음 대화가 이뤄질 수 있다. 반대로 비슷한 수준으로 나의 정보를 공개해야 할 때도 있었다. 우리가 만약 어딘가 카페에서 만나 대면하거나 화상 채팅으로 대화가 이루어졌다면 이러한 개인 정보를 다루는 대화가 자의로든 타의로든 제한되었을 지점이 있었을 것이다. 경우에 따라 본인을 공개하는 경우도 많이 확인할 수 있었는데, 플랫폼 구조는 음성(커피챗)과 텍스트(노트) 기반의 서비스 특성상 서로를 특정하지 못한 상태로 필요한 내용만 주고받게 하는 장점이 있었다 생각한다.
다음으로는, 내가 질문을 하고 상대방이 대답하지 않을 권리가 보장되는 서비스 특징을 응원하고 싶다. 실제로 얼마나 많은 파트너들이 커피챗 신청을 승락하고 거절하는지 알지 못한다. 실제 커피챗에 입장하였을 때 사전 질문과 다르게 대화가 흘러가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질문을 선택할 여지를 주는 서비스 구조가 나는 좋았다. 커피챗 앱 서비스는 파트너 등록 당시 자신이 제공할 수 있는 주제 몇 가지를 제시하고 그 중에 신청자가 선택하거나 자유롭게 입력하는 방식의 서비스였다. 그래서 높은 확률로 내가 이야기 할 수 있는 주제를 받을 것이지만 상황에 따라 대답할 수 없는 내용을 거절할 수 있었다. 커피챗 가능 시간 또한 같은 원리였다. 서로가 가능한 (주제와) 시간을 같이 맞춰 약속한다는 원칙이 좋았다.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 들어오거나 커피챗을 선호하지 않는 시간대에 거절할 수 있는 선택권이 있었고 조정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부분을 나는 무척 좋아했다.
마지막으로 커리어 전환을 목표하는 이들에게 특히 도움되었다는 점을 짚고 싶다. 이미 문 안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들은 그 안에서 커리어와 관련된 사람들과 사회생활을 하고 있어 조언이 가능한 사람을 알아보는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본인의 경력에 따라 인맥이 쌓인 정도가 다를 수 있고 개인 성격에 따라 대외 활동을 더 하고 덜 하고의 차이로 네트워크 망이 크고 좁게 다를 수 있겠다. 그런데 다른 길을 가고자 하는 사람들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막연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경로를 바꾸기 전에 여러 가지를 검증해야 하는 요구 사항들이 있을 것이다. 이 때 두어잔의 커피 값을 지불하면 연락이 닿을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인재 풀을 커피챗 앱 서비스에서 찾을 수 있어 유용했다고 생각한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나는 MBTI가 유행하고 내향형 성격에 대한 분석과 함께 '어떤 사람은 그럴 수 있어' 수긍하는 분위기가 좀 더 확산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전까지는 일반적으로 리더쉽을 떠올릴 때 외향형 성격을 손꼽고 반대로 사회 생활을 하려면 필요한 것들이라고 개인을 맞추기도 하였는데 그 과정에 '인맥'과 '평판' 관리가 필수 요소였다. 커피챗 앱 서비스는 내가 생각할 때 좀 더 내향형인 사람을 존중하는 구조라고 생각이 들었던게 비동기식으로 프로세스 관리를 하며 미리 생각하고 반응할 수 있는 여유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계획을 세우는 사람에게 더 알맞는 구조란 생각도 들었다. 빠르면 이틀 후에도 신청을 할 수 있긴 하지만 종종 일주일 뒤 가능한 시간을 예약하게 지연요소가 있는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이러한 장점을 찾고 좋아했던 서비스가 종료된다는 공지를 확인한 시점에 기분은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영문을 모르고 어리둥절 했던 것이 가장 컸던 것 같다. 3년 반동안 커피챗 앱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을 돌이켜보니 초반에는 내가 그때그때 커피챗을 준비하는대로 대답하고 말았던 것 같다. 그러다 후반부 2년 정도는 메모한 것을 골라 대화가 끝나는대로 분류해 따로 발행하기도 하면서 내가 나눈 지식과 경험이 유효한지 검증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었다.
종료 공지에 다른 서비스를 출시한 듯 링크를 찾을 수 있었다. 잘 된 일이라고 축하해야 하는지 어쩐지 모르는 가운데 마음에 걸리는 글이 생각나 A/S로 글을 작성하고 발행한다. 오늘 기록을 마침.